이 책은 화자인 라프코스터의 할아버지의 ‘너의 게임을 만드는 일이 가치있는 것인가’라는 물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라프코스터는 그것이 가치있는 일이라고 설명했지만, 그에 대한 증거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대답을 뒷받침할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먼저, 게임의 정의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게임 디자인에 대해서 분석한다. 또, ‘재미’의 의미와 본질, 즐거움의 역사를 말한다. 셋째로, 라프코스터는 엔터테인먼트의 윤리에 대해 말하며 게임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모든 게임과 재미에 대한 분석을 끝낸 그는 마지막으로 그는 게임의 가치에 대해 말한다. 게임은 학습이며 탐구이고, 도전이며 성취이고, 재미이며 예술이고, 자신에게는 보람이며 공헌이라고. 마침내 라프코스터는 다시 할아버지께 게임을 만드는 자신의 일이 가치있다고 전한다.
난해한 문장은 색깔펜으로, 감명깊은 문장은 연필로 밑줄을 치며 책을 두어 번 넘게 봤지만, 나는 이 책을 아직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한다. 이유는 이 책이 그저 ‘게임디자인’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임의 정의, 게임의 윤리, 재미의 본질, 즐거움과 뇌에 대한 수많은 내용과 예시들을 완벽히 이해하기에는 벅찼던 것 같다.
그렇다고 마냥 난해하고 어려운 책은 아니었다. 모든 우측 페이지마다 만화와 그림이 있었고, ‘이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어려운 단어 또한 나오지 않았다. 또, 이따금씩 나오는 전문용어들에는 전부 주석이 있었다. 그래서 인지이론이나 게임 매커니즘에 무지한 나조차도 어렵지 않게 독서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앞서 얘기했던 것과 같이 게임의 정의, 게임의 윤리, 재미의 본질 등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하고있는데, 나는 그 중에서 게임의 정의와 게임이 아닌 것에 대한 챕터를 인상깊게 보았다.
먼저, 게임의 정의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게임은 무엇 하나로 정의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관련한 정의를 내렸고, 내려진 정의를 천천히 읽어보는 것은 정말로 감명깊었다.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 갈등에 참여해 정해진 결과물을 내는 시스템 등등 많은 정의들이 있었다. 나는 그 중에서 앤드류 롤링스와 어니스트 애덤스가 정의한 ‘가상 환경에서 하나 또는 그 이상으로 가볍게 연결된 도전의 연속’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도전의 연속이라니. 게임 플레이어로서도, 후에 게임을 만들 프로그래머로서도 나를 설레게하는 근사한 정의였다.
다음으로, <게임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 챕터에서 게임과 이야기를 비교하는 게 재미있었다. 게임은 경험이고, 이야기는 대리 체험이며 게임의 강점은 객관화이고, 이야기의 강점은 감정 이입인 것 등등 그 둘을 비교하며 게임의 특성에 대해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었다.
특히 ‘게임은 서사의 도구이며 이야기는 서사의 제공이다’라는 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게임이 서사를 만드는 도구라는 사실과 모든 게임과 이야기에는 서사가 있지만, 그 형태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게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가장 인정하는 부분은 게임은 곧 학습이라는 것이다.
재미라는 것 또한 학습에서 나오는 것이고, 게임의 주 목적은 학습시키고, 그 재미를 주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게임들의 매커니즘은 플레이어를 학습시킨 뒤 과제를 주고, 플레이어가 숙달로 나아가는 과정으로부터 재미를 느끼게끔 만든다. 또, 지루해졌을 때쯤 도전할만한 과제를 주어 플레이어에게 계속 학습을 시키며, 재미를 준다는 점이다.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를 학습을 통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분명 읽기는 쉬운 책이었지만, 문장 하나하나를 뜯어 이해하기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이후에도 한번 더 라프코스터의 재미이론을 읽을 것이고 언젠가 내가 할 ‘게임을 만드는 일’에 대하여 그것이 가치있는 일인지 의문을 가지거나 무시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을 선물주고 싶다. 그런다면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 사람들도 게임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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